홍콩의 생활정보: 망가진 전자제품을 버리는 방법

 집에 고장난 프린터가 하나 있습니다. 어느 부분이 망가졌는지 잉크가 오랜시간에 걸쳐 조금씩 새어나와서 제 책상에 지울 수 없는 흔적을 남겼습니다. 덕분에 가구가 망가져 버렸네요.

 
어떻게든 고쳐볼까하고 부품들을 하나하나 분리해 보았는데 잉크와 잉크 분사장치를 연결하는 튜브가 오래되어 경화되어 균열이 생겼더군요. 프린터기 내부에는 그동안 새어나온 검은색 붉은색 청색 황색의 잉크가 한데 뒤엉켜 굳어 있었습니다. 튜브의 균열된 부분을 교체하면 다시 사용할 수 있을까 싶어 주말을 사용해 수리해 보기로 마음을 먹었습니다.
하지만, 이 포스팅의 제목을 보면 예상할 수 있겠죠?
제 두 손이 장갑을 꼈음에도 시커멓게 변한채로 몇시간째 열을 올리며 고생하는 모습을 본 마눌님이 한마디 했습니다.

고칠 수 있긴 한거야?

우리 마눌님의 말에 황금같은 주말을 이런 고물에 낭비하는 것 보다는 뭔가 건설적이고 건강한 일을 하는게 낫겠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그래서 깨끗히 포기하기로 하고 새로운 프린터를 사기로 했습니다.

난도질 당한채 죽은 시체처럼 바닥에 널부러진 프린터의 부품들을 주섬주섬 모아 다시 원래 모습으로 만들어 놓았습니다.

가정용이 아니라 사무용 복합 프린터였어서 꽤 큰 덩치를 가진 이 녀석을 어떻게 버려야할지 고민을 했습니다. 홍콩에서는 가전제품을 버리는 장소가 따로 있어서 거기까지 가지고 나가야하나 고민했습니다.

아무튼 주말에 다른 활동들을 하기 위해서 잠시 거실에 내버려 두었습니다.

그리고나서 사무실에서 함께 일하는 홍콩인 친구에게 상황을 설명하고 어디에 버리는게 좋겠는지 물어보자 홍콩 정부에서 운영하는 전자제품 수거 서비스를 이용하라는 대답을 해주더군요.
전화만 하면 집까지 방문해서 수거해 간다고 하더군요.

아니, 그렇게 좋은 서비스가 있다고?
그래서 구글로 검색해보니 아래 웹사이트가 나오다군요.

홍콩의 전자제품 쓰레기 수거 서비스

 

www.wastereduction.gov.hk/en/workplace/mwcc_detail.htm

E-waste Collection | Waste Reduction Website

 위 웹사이트에 들어가면 많은 내용이 있지만, 간단하게 설명하면 이렇습니다.

Collection Hotline (2676 8888)

AZ
위에 적혀있는 전화번호로 전화를 하면 상담원이 전화를 받고, 그 상담원에게 수거를 신청할 전자 제품의 종류와 갯수, 수거 위치, 신청인의 이름과 전화번호를 이야기하면 수거일과 시간을 예약해 줍니다.

전화상담은 광동어, 영어, 중국어(보통화)로 가능합니다.

바로 전화기로 전화해서 예약을 했습니다.
홍콩은 아주 간단하게 전자제품 쓰레기를 처리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추고 있네요.

혹시 전자제품을 버릴 일이 있으시면 위에 적힌 전화 번호로 수거 신청해 보세요.